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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불행' 일상회복에도 우울,
비대면 줄이고 '진짜 연결' 찾아야
일상 회복에 시동이 걸리고 완연한 봄날에 접어들면서 거리마다 인파로 북적인다. 하지만 한국인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위험 신호가 켜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되면서 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재난 상황 이후 갑자기 덮쳐오는 우울감, 이른바 '엔데믹 블루' 때문이다. 외부 환경이 활기차고 분주해질수록 역설적으로 마음이 더 병드는 사람이 적지 않다.
2일 동아일보와 SM C&C '틸리언 프로'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역조치가 엄격했던 코로나19 확산 초기(23%)보다 거리 두기 해제를 앞둔 후기(61%)가 더 우울하다고 답한 이들이 훨씬 많았다. 코로나19 이후 삶이 지금보다 더 나아지지 않을 거란 비관도 절반 이상(57%)이나 됐다.
전문가들은 엔데믹 블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꼽는다. 재난 상황에서는 다 같이 힘들다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정작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여행과 모임이 재개되면서 '나만 여전히 불행하다'는 생각에 우울감이 심해지는 것이다.
엔데믹 블루를 극복하기 위해 정신분석 전문가들은 어려움을 털어놓고 공감 받을 사람을 가까이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극단적 우울감은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설문에서 그런 사람이 없거나 부족하다고 답한 비중이 77%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자신에게도 다정한 사람이 되고 타인에게도 다정한 사람이 될 것을 당부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확산 직후에 발간한 '역경 극복을 위한 스트레스 관리 가이드라인'을 통해 친절, 용기, 베풂 등 중요한 가치를 정하고 이를 주변 사람들에게 실천해보는 방법도 제안한다. 거울 자아 이론(Looking Glass Self·기대하는 대로 자아가 형성된다는 이론)을 자신과 상대방에게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타인이 내가 다정한 사람임을 기대하는 것처럼 나 또한 타인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어 내가 중요시하는 가치를 먼저 베풀고 행동하라는 뜻이다.
코로나19 이전 하루를 재구성해 적용해보고 그때의 루틴(routine)을 조금씩 회복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만 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다"고 노래한 이해인 수녀의 시처럼, 보잘것없어 보이는 나의 일상도 실은 오만 가지 색으로 피어난 고운 꽃이란 사실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동아일보 이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