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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지옥 피하려면
아내 몰래 딴주머니부터 차라
은퇴 후에 경제적인 독립을 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남편 퇴직은 가계의 수입·지출 구조를 뒤바꾸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신(新) 부부 갈등이다.
퇴직한 남성들은 잘 나가던 현역 시절의 씀씀이를 좀처럼 버리지 못하고 아내에게 하소연하지만, 아내는 그런 남편의 지출을 불필요한 소비라고 생각하면서 다툼이 생긴다.
22일 조선닷컴이 SM C&C 설문조사 플랫폼인 '틸리언 프로(Tillion Pro)'에 의뢰해 남녀 4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혼 부부들의 51%는 남편이 아내에게 수입을 전부 건네주고, 아내가 남편에게 용돈을 주는 형태를 갖고 있다. 즉 우리나라 부부 2쌍 중 1쌍은 아내가 CFO(최고재무관리자)가 되어 집안 살림을 꾸리고 있는 것이다. 남편이 관리한다거나 혹은 일부 생활비를 공동 통장에서 쓰고 따로 관리한다는 비중은 각각 24%, 21% 정도로 높지 않았다.
문석근 농협대학 교수는 "퇴직하고 나서 9개월 정도까진 실업 급여가 나오기 때문에 괜찮지만 9개월이 지나고 나면 수입이 끊겨서 말 그대로 퇴직금만 갖고서 노후를 보내야 한다"면서 "매번 아내에게 용돈을 타서 써야 하고, 자유롭게 돈을 쓰지도 못하는 이른바 '궁퇴남(궁색한 은퇴남)'이 되지 않으려면 은퇴 전부터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비상금 목표를 1억 이상으로 잡고, 열심히 모아보겠다는 굳은 결심이 필요합니다. 현역 시절에 만들어둔 비상금의 가치는 나중에 은퇴하면 굉장히 크게 다가오게 됩니다. 아내 몰래 모은 돈이지만, 나중에 알고 나면 아내들이 오히려 더 기뻐하죠. 그렇게 모은 돈으로 손자들 선물 사주면 폼나는 할아버지가 되고, 아내에게 용돈을 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용돈을 주면 은퇴는 지옥이 아니고 천국이 되지요."
딴주머니로 시작했어도 통장 잔고가 넉넉해지면, 은퇴 후 부부 사이는 더 원만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직장이나 수입이 없는 냉정한 현실이 생각보다 빨리 닥쳐온다"면서 "충분히 준비한 상태에서 은퇴해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유리지갑인 월급쟁이가 딴주머니를 차겠다고 결심한들, 큰 금액을 모으긴 어려울 수 있다. 문 교수는 "저금리 시대에는 주식 투자가 그나마 소액을 갖고서도 자금을 크게 불릴 수 있는 방법"이라며 "세상의 흐름에 맞는 좋은 주식을 찾아 장기 투자한다면 은퇴 이후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이경은 기자